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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홍수 예방? 단군 이래 최대 거짓말!

무엇이 문제일까?

by sukhee 2010. 5. 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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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홍수 예방? 단군 이래 최대 거짓말!"

[최병성의 '생명의 강'·1] '홍수 예방'은커녕 '홍수 재앙' 부를 것

기사입력 2010-05-17 오후 4:47:46

 

정부의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놓고 반대 목소리를 내온 최병성 목사가 <프레시안>에 '생명의 강' 연재를 시작한다.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을 다룬 이번 연재에서 최 목사는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 논리를 반박하며, 진정한 '강 살리기' 대안까지 제시할 예정이다. 이 연재는 매주 월요일 총 8회에 걸쳐 독자를 찾아간다. <편집자>

이명박 정부는 홍수를 예방한다며 4대강 공사를 밤낮없이 강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기상 이변으로 예측 못한 폭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4대강 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강바닥을 파고, 보를 세우는 4대강 사업으로 대한민국의 홍수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1퍼센트' 하천 공사로 '99퍼센트' 하천의 홍수를 예방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입니다. 산이 많다는 것은 곧 강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경부의 '물 환경 관리 계획'을 보면, 한국의 총 하천 길이는 6만4901킬로미터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는 공사 구간은 634킬로미터로, 총 하천 길이의 단 1퍼센트도 되지 않습니다. 1퍼센트 하천 공사로 99퍼센트 하천의 홍수를 막는 것이 불가능함은 초등학생도 아는 이야기입니다. 초등학생도 아는 기초상식을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만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최병성

▲ 대한민국 하천 지도. 대한민국엔 하천이 많습니다. 그런데 1퍼센트에 불과한 4대강 공사만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홍수를 예방한다고요?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최병성


정부는 강바닥을 깊게 파내면 지천의 물이 빨리 빠져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4대강에 연결된 지천의 길이가 수백 미터에 불과하다면 일리가 있겠지요. 그러나 지천의 길이는 보통 수십 킬로미터에서 길게는 수백 킬로미터에 이릅니다. 집중 호우 시, 상류부터 넘실거리며 범람하는 물은 4대강 본류 바닥을 파내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의 명분이 없으니 정부가 억지와 궤변을 늘어놓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가 '세치 혀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에 불과합니다.

70년 만의 폭우가 '4대강 죽이기'를 증명하다

홍수 예방을 위해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임은 홍수 피해 발생 지역들이 증명합니다. 지난해 70년 만의 대형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물 폭탄'이라고 까지 불린 엄청난 폭우로 많은 곳에 피해가 발생했지만, 현재 정부가 22조 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추진 중인 곳에는 홍수 피해가 없었습니다.

정작 폭우로 인한 도로 붕괴, 저지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4대강 유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70년 만에 쏟아진 물 폭탄에도 불구하고, 4대강에 홍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홍수 예방'을 빌미로 한 4대강 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할 뿐입니다.

▲ 지난해 70년 만의 대규모 폭우 시 텔레비전 뉴스가 전해준 비 피해 속보. 대부분 4대강 유역과 관련이 없는 지역에서 도로 침수와 산사태 등이 발생했습니다. ⓒ최병성

▲ 70년 만의 폭우로 논산 병암마을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한다고 해도, 이곳엔 내년에 또다른 홍수 피해가 발생할 것입니다. 4대강 사업과는 상관없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최병성


대통령에 의해 왜곡된 '홍수 피해'의 진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과의 대화'에서, 매년 홍수로 인해 2조70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복구비로 4조3000억 원이 소요돼 연간 7조 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다며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막기 위한 대통령의 소신으로, 지금 4대강에는 밤낮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4대강 공사 현장은 마치 전쟁터 같습니다. 4대강 사업을 급하게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망하기라도 하는 듯,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이라며 휴일이 없어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얼마 전에는 낙동강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 4대강엔 밤낮없이 24시간 공사가 강행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전쟁이라도 벌어진 걸까요? 노동자들이 과로로 쓰러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최병성


연간 2조7000억 원의 홍수 피해가 발생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과연 사실일까요?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임이 쉽게 밝혀집니다.

정부는 지난해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최근 5년동안의 홍수 피해라며 2002~2006년 사이의 피해 규모를 집계해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2009년을 기준으로 할 때 '최근 5년'이라면, 2002~2006년이 아니라 2004~2008년이 되어야 합니다.

▲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이 밝힌 홍수 피해액. 최근 5년이 2002~2006년으로 되어 있습니다. 2007년과 2008년은 왜 빠진 걸가요? ⓒ최병성


정부가 2002~2006년의 홍수 피해를 '최근 자료'라며 인용한 이유가 있습니다. 2002년엔 태풍 루사, 2003년엔 태풍 매미, 2006년에는 태풍 애위니아가 발생해 대한민국 역사상 홍수 피해가 가장 심각했습니다. 결국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간만 집계해 홍수 피해를 부풀리고, 국민의 불안감조성한 것입니다. 2009년을 기준으로 '최근 5년'인 2004~2008년의 홍수 피해액은 연간 1조 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강원도 홍수 피해의 현장. ⓒ최병성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처럼, 연간 홍수 피해액을 2조7000억 원으로 규정한다고 해도, 여기엔 또다른 거짓이 숨어 있습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가 발생했을 때, 전국에서 홍수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강원도였습니다. 태풍 루사로 인한 강원도의 피해 규모는 전국 피해액의 46퍼센트, 인명 피해의 58퍼센트, 이재민의 82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나면 강원도에 앞으로 홍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될까요? 절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하천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이 포함된 국가하천, 지방하천, 그리고 소하천으로 구분됩니다. 문화방송(MBC) <피디수첩>(2009년 9월 8일 방송) 보도에 따르면, 2002년 태풍 루사 발생 당시 전국 하천에서 453건의 제방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중 4대강이 포함된 국가하천의 피해 건수는 453건 중 단 3건에 불과했습니다. 또 110건의 제방 피해가 발생한 2003년 태풍 매미 당시, 4대강이 포함된 국가하천의 피해는 110건 중 단 한 건에 불과했습니다.


▲출처: MBC <피티수첩>. ⓒ최병성


홍수 발생 건수뿐만 아니라, 홍수 피해액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의 거짓말이 줄줄이 드러납니다. 4대강에서 홍수가 잘 발생하지 않으니, 당연히 4대강 유역의 홍수 피해액도 크지 않습니다. 1999~2003년 사이 발생한 전국의 홍수 피해 중, 4대강이 포함된 국가하천의 피해는 전체의 3.6퍼센트에 불과합니다. 국가하천 중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만의 피해를 따진다면 그 규모는 더욱 줄어들겠지요.


▲출처: MBC <피디수첩>. ⓒ최병성


4대강 유역엔 홍수 피해가 크지 않습니다. 4대강은 이미 홍수 대비가 어느 정도 완비되었기 때문입니다.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이 얼마나 심각한 '뻥'인지 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홍수 피해가 심한 곳은 다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홍수 피해가 심하지 않는 4대강 유역에 22조 원이나 되는 돈을 퍼붓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해야할 일이 아닙니다.

4대강 사업은 '물 폭탄'을 키우는 '홍수 재앙'

이미 살펴본 것처럼, 4대강 유역은 홍수가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세우게 되면, 엄청난 '물 폭탄' 재앙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물 부족 대책과 홍수 예방 대책은 전혀 상반되는 내용의 사업입니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강에 물을 채워야 하고, 홍수를 예방하려면 강에 물을 비워둬야 합니다.


▲ 사람들이 서 있는 '관리 수위'가 보를 세워 평상시 물을 채워놓는 수면 높이입니다. 보를 세우면 홍수 피해가 더 심각해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 ⓒ최병성


이명박 정부는 강에 모래가 쌓여 홍수가 쉽게 발생한다며 홍수 예방을 위해 준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4대강에 16개의 보를 세워 준설을 하기도 전에, 모래톱과 수면보다 훨씬 높은 수위로 물을 채워 놓습니다. 4대강 사업의 내용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정부는 강에 보를 세워 물을 채워놓아도, 비가 오기 전에 미리 물을 빼 놓으면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국민의 목숨을 건 무모한 도박입니다. '한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되는 경기도의 여주대교는 해마다 여름 홍수가 발생하면 여주대교 밑의 홍수위 너머까지 물이 넘실거립니다. 다리에 연결된 전기줄에 걸린 낚싯줄이 여름 홍수 때 물이 얼마나 높이 차 오르는지 증명해줍니다. 강에 아무것도 없을 때에도 이렇게 다리의 안전을 위협하는데, 아무리 가동보라 할지라도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지체되면 결국 주변 지역에 홍수 재앙을 불러올 것이 너무도 명백합니다.




▲ 빨간 화살표가 여주대교의 홍수 위험 표시입니다. 그런데 홍수위보다 더 높은 우측 전기줄에 홍수 때 떠내려온 낚싯줄이 걸려있습니다. 보를 세워 물 빠짐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게 된다면, 범람으로 인한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최병성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홍수 위험은 한강보다 낙동강이 더 심합니다. 현재 낙동강 상류의 안동댐에서 하류의 부산 하구둑까지 물이 흘러가는 데에는 14일에서 20일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정부는 낙동강에 8개의 보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집중 호우가 시작되기 최소 14~20일 전에는 낙동강 8개 보에 가둬두었던 물을 모두 빼내야 합니다.

우리나라 일기예보 능력이 14일 후의 기상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가요? 정부는 기상 이변으로 인한 가뭄을 주장하며 4대강 사업을 강행하지만, 마찬가지로 기상 이변 때문에 하루 전의 집중 호우도 예견하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기상청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낙동강 8개 보에 가둬둔 그 많은 물은 결국 엄청난 '물 폭탄'이 되어 낙동강 유역 주민들에게 재앙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지금은 상상일 뿐이지만, 4대강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는 상상이 아닌 불행한 현실이 될 것입니다.


▲ 낙동강 상주보 공사 현장의 모습. 낙동강 보에 물을 다 빼기 전에 집중 호우가 내린다면 홍수 재앙이 발생할 것입니다. ⓒ최병성


대한민국의 홍수는 4대강이 아니라 지천과 샛강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그럼에도 4대강 유역에 16개의 보를 세우는 4대강 사업은 홍수 피해 우려가 별로 없는 4대강 유역에 물 폭탄을 제조해, 없는 홍수까지 일으키는 '대재앙'이 될 것입니다. 홍수 예방이라는 잘못된 명분으로 시작된 4대강 사업이 마땅히 중지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병성 목사·환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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